김병곤 취재부장

안전불감증이란 감각이 둔하여 안전에 대한 위험을 잘 느끼지 못하는 증세를 뜻한다. 안전한 상황이 되지 못하는데 안전한 상황이라 착각하는 ‘판단장애’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큰 사고 뒤에는 항상 안전불감증 문제가 있었다.
송현초 옹벽균열은 현재 단면이 5군데나 어른 주먹보다 더 큰 상태로 갈라져 있는 상태로 갈라짐 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옹벽의 중앙 부근 2군데는 배불림 현상까지 나타나 해빙기 붕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본지 보도(2016년 10월 25일자,4면)로 송현초 옹벽의 부실시공이 밝혀진 가운데 송현초 개교가 준공도 되기 전에 웅천부영아파트 입주 계획에 맞춰 졸속으로 강행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현초 옹벽의 재시공에 대해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은 “개교전인 2월말까지 재시공을 완료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게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민들과 학부모들에게 설명회를 통해 재시공에 대해 안내하여 불안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착공조차 안하고 있어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설마 붕괴까지 이르겠냐며 관계기관이 늑장행정과 안전 불감증을 보여준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정밀 안전진단에서는 재시공 의견이 나와 재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본 설계과정에서 보수·보강으로 바뀌어 이 과정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기존의 옹벽을 계단식으로 절개해 복층 구조로 2월말까지 재시공을 완료한다는 전남도교육청의 계획은 해를 넘겨 2월이 됐어도 설계조차 완료되지 않았다. 본지의 늦춰진 이유에 대해 이순신장군 자당 기거지 옹벽 조율과 예산 산정 때문에 시간이 지체됐다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학교 옹벽 위 경사면 건축폐기물과 돌더미 등이 쌓여 그대로 방치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건축폐기물이 쌓인 운동장의 경우 옹벽 재시공이 끝난 후에나 조성이 가능해 올 1학기에는 이용할 수 없다. 학습권을 침해 당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관계기관은 이해하려나.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계가 마무리 단계로 승인만 이뤄지면 2월 봄방학을 이용해 옹벽 높이를 7m만 존치시키고 5m를 절개해 계단식 복층구조로 보강한다”며, “안전성과 주민 소음피해를 고려해 6개월 공정으로 차단벽과 방음벽을 설치해 착공할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안전 규정을 어기더라도 단기간 안에 즉각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생겨 이 때문에 몇 개월씩 안전 규정을 무시하더라도 괜찮을 줄 착각하기 쉽다. 설마 괜찮다고 안전하다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스러운 법인데도 말이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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