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는 온화한 날씨 덕택에 동절기 전지훈련 최적지로 각광받고 있어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이 찾고 있다. 이런 최적의 기후환경과 국내프로야구 인기와 비례해 여수지역 사회인 야구는 여수국가산단 직장팀을 비롯해 40여개 팀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지난 2015년 9월 창단해 현재 20여명 동호인들이 활동 중인 사회인 야구 신생팀 ‘헤리티지’(Heritage=유산)는 매주 진남 실내연습장에서 실력을 가다듬고 있다. 40대 중후반 주축들이 20~30대 후배들과 교감해가며 팀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고 있다. 여수시 사회인 야구의 명문팀으로 우뚝 서 후배들에게 롤모델을 남기고 싶다는 염원은 헤리티지라는 팀명에서 잘 담겨 있다.

여수 사회인 야구의 원조격인 원포나인(One For Nine) 팀에서 야구를 시작해 이 지역 사회인야구 강팀 임팩트(Impact)를 거쳐 헤리티지팀에서 포수를 맡고 있는 박수현(46)씨는 “하나의 공아래 9명이 팀웍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 기록향상을 위해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다며 실력향상에 전력을 기울이게 된다”고 말한다.

헤리티지 회장 박기태씨

여수시청 축구팀 골키퍼를 했다는 헤리티지 회장 박기태(49)씨는 야구 입문 5년차지만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중심타선 4번을 맡으며 기회 때마다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리티지는 지난해 3월 제 2회 알프스 하동컵 영호남 사회인 야구대회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각종 토너먼트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10월에 개최된 제 5회 여수리그(3부) 사회인 야구대회서 신생팀이 무패신화로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줘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헤리티지는 특별한 용병술을 펼쳤다. 보통 봉황기대회, 황금사자기 대회 출전해 KBO(한국야구협회)에 등록된 고교 선수출신 회원이 감독을 맡지만 헤리티지는 지난해 매 게임마다 감독 순환제를 실시했다. 야구의 전략과 전술을 습득하고 감독의 고충을 이해하자는 취지였는데 만족도가 높았다.

여수리그는 ‘승강제’ 방식 운영되며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프로야구 리그와 엇비슷 진행된다. 팀별 실력에 따라 1부~3부로 나누며 1부 팀은 모중학교 야구선수출신 선후배들이 포진된 강팀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회 운영 방식 또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프로야구에서 진행되는 9회말까지 운영되지 않고 시간제한이 적용돼 기본 2시간 이내, 7회 말이 기준이다. 또한 1시간 50분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선수출신(KBO등록) 투수에게는 형평성을 고려해 선발 이닝 제한을 두고 있다.

헤리티지는 신입 동호인 선발에 있어 3개월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신규 회원이 탐색하고 적응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고 연습만 하도록 한다. 3개월이 지나면 전 동호인의 찬반투표를 거쳐 신입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팀 안방마님을 맡고 있는 박씨는 10년째 포수전용 글러브 2개만을 사용했다며 유니폼, 스파이크, 알루미늄 배트 구입하는데 초기비용만 들고 비용부담은 없다고 얘기한다. 물론 개인 취향에 따라 전용 배트나 글러브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굳이 팀배트를 놔두고 구입할 필요는 없다.

 핵심 타선 거포 박씨는 “여수리그가 해를 거듭할수록 팀별 실력이 대동소이해 올해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며 “이지역 사회인 야구 롤모델 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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