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가을

            아미 이미숙

무덥고 지루했던

기인 여름이 지나고 어느가을

시간은 멈출줄도 모르고

참 부지런히도 지나가누나

뜰에핀 일년초들이

누렇게 익어 가는데

유독 키작은 난장이 분꽃만은

꽃분홍 얼굴로 제법 화려하다

창문을 열어보니 키가 큰

소슬바람 한조각이

아장아장 걸음마로

와락 내게로 달려오고

가을이라고 맨 먼저

찾아오는 손님은 바람 인가보다

유난히도  쓸쓸하고 살갖이

더욱시린 어느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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