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신여수대리점 대표 손민영(57)씨>

“부지런히 살다보니 어느 순간 원하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내손에 잡혀 있더라! 이것이 세상의 진리더라”

신축 확장 이전을 앞두고 하루 종일 사무실을 청소했다는 쉐보레 신여수대리점 손민영(57)씨를 만났다. 여수 화양면 출신으로 8남매 막내로 태어나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손씨는 먹을 것이 없어 국수를 물에 불려 후루룩 마셨던 배고픈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영업용택시를 운전하며 대학을 졸업했던 손씨는 결혼 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게 뭘까 고민하다 지난 1988년 대우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차량에 대해서는 웬만큼 자신을 가졌던 손씨의 차량판매 실적은 가히 놀라웠다. 첫해 100대서 한 대 부족한 99대를 팔고 이듬해 180대를 판매해 광주·전남권 판매왕으로 등극했다. 당시 고객들을 응대하면서 수동 자동차 운전연수가 일주일 동안 이뤄졌는데 성심을 다하면 고객이 알고 자연스레 2차 소개판매로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영업의 달인 손씨는 지난날을 되돌이켜보니 판매왕의 비결은 ‘부지런함’, ‘정직’, ‘고객신뢰’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내리 3년간 판매왕을 놓치지 않고 탄탄대로를 달렸던 손씨에게도 지난 1998년 IMF 구제금융과 대우그룹의 몰락은 큰 좌절을 맛봤다. 당시 대리점에서 월 10대 미만 판매고를 보이며 큰 시련을 안겨다줬지만 지금껏 한우물만을 판 손씨의 성실함과 고객신뢰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2003년 GM(General Motor)이 대우차를 인수하고 10여 년간 국내시장은 침체기였다. 2011년부터 GM대우라는 부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쉐보레로 변경하고 점차 한국인이 찾는 차량 옵션을 장착하면서 이미지가 대폭 개선됐다.

현재 월 50대 정도 판매되고 있지만 손씨의 목표는 월 70대다. 이를 통해 직원들도 경제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소외된 삶을 나눌 수 있는 넉넉함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전남대 여수캠퍼스 총학생회장 출신인 아들이 손씨의 가업을 거들기로 했다. 손씨는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카세일즈맨 DNA가 몸속에 뿌리내렸다”며 듬직한 아들의 입문을 반겼다.

<태어나기 전부터 카세일즈맨 DNA가 몸속에 뿌리내렸다며 손대표는 아들의 입사를 반겼다>

“지금껏 정신없이 앞만 보고 내달렸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손씨는 “첫돌 지나기 전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지난 2003년 모친마저 여의었다며 소외된 이웃과 어르신들에 대한 봉사활동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손씨는 12년간 JC회원으로 활동하며  봉사하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또 쉐보레 본사 한마음 재단과 연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최근 전국 대리점협회장을 맡으면서 우리지역에 더 많은 도움을 가져올 수 있을 거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손씨는 JC와 함께 조손가정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 낙도 어린이 30여명을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 연길을 방문해 조선족 아이들을 지원했다. 손씨는 조선족 사회가 붕괴 일보직전이라며 산업화로 대도시나 한국으로 떠나 현지에는 할머니나 어머니와 거주하는 조선족 아이들이 많다고 귀뜸했다.

도움의 손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문치부락 진입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량진입이 어려웠는데 부지를 둘러싼 당사자들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때 손씨가 문제가 된 부지 금액을 일부 기부하면서 이해 당사들간에 합의점을 이끌어냈다. 매년 직접 키운 닭을 삶아 백숙을 대접해 마을 어르신들이 손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또한 지금껏 묵묵히 손씨의 든든한 힘이 되어준 처가 ‘희망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15년 전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5년간 무료봉사했던 처가 만학의 꿈을 펼쳐 사회복지사 1급을 획득하고 노인복지센터를 개원해 부부가 함께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손씨는 어르신들께서 큰 일을 보고 난처한 모습을 보이면 아내가 우선 씻겨드린단다. 어르신들께서 창피함을 느끼지 않도록 서둘러 일처리를 해준다. 노인 돌봄은 천사의 마음을 가진 희생과 봉사정신이 담겨 있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는다.

“어릴 적 못 살고 못 먹던 시절을 생각하면 땀 흘린 돈의 소중함을 알기에 보람 있고 뜻 있게 써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싶어요” 손씨는 “우리가 소외된 지역에 관심을 가질 때 이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씨는 대리점 확장 이전식에서 본사 한마음 재단과 연계해 지역아동센터 2곳을 지정해 년 4백만원을 지원하는 정기 후원자로 솔선수범 나눔을 실천했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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