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 취재부장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굵은 선율로 리드하는 첼로의 애잔한 떨림이 심장을 스크래치 한다. 평온하고 조용하더니 폭풍우 휘몰아치듯 큰 파도가 밀려온다. 

바이올린, 비올라, 피아노 현악기의 선율이 뒤따르자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곧이어 조용한 흐느낌 속에 흐르는 눈물과 자유 뒤에 평화가 찾아온다.

우리지역 동요작가로 알려진 조승필(여도초등학교 교사) 작곡가의 관현악 편곡 ‘눈물’을 이 지역 출신 연주자들로 구성된 ‘룩스 앙상블'이 26일 여수미술관에서 첫 시연했다. 

“우리지역의 한과 아픔을 어쩌면 저렇게 애잔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과 함께 가슴 깊이 소용돌이 치는 여운이 떠나가질 않는다.

여수 첫 사립미술관 1호인 여수미술관이 생활 속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 이 지역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누구나 찾아와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표방했다.  문화예술의 문턱을 낮춰 지역민의 선입관을 깨트리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언더그라운드 ‘포리스트’,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서는 룩스 앙상블, 본니에 셋 팀이 눈길을 끈다. 포리스트에 이어 두 번째 공연으로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자 앙상블이다. 

그것도 정식 공연장이 아닌 소형 사립미술관에서 공연됐다. 완벽한 음향은 차치하더라도 전시된 미술작품과 클래식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눈과 귀가 호강한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의 우리이웃이 찾아와 귀에 익은 클래식을 감상하고 이 지역 작곡가가 만들어낸 현악곡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소통의 자리였다.

음악으로 세상의 빛이 되고 싶다는 룩스 앙상블은 클래식 대중화에 의기투합한 연주자들이다.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포리스트, 본니에와 여수·순천·광양 순회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함께 호흡하려 하기에 그 시도가 대견스럽다.

이날 연주회는 연주자의 친절한 곡 설명과 함께 정숙인 소설가의 낭송이 곁들여지는 친절함을 더했다. 클래식 문외한 일지라도 무대와 관객이 지척이라 현악 연주자의 비브라토 연주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이 또한 생동감 넘치는 매력이다. 

한 호흡으로 연주를 즐길 수 있어 관객과 연주자가 일체가 된 공연이었다. 연주회를 찾은 관객들은 연주자들의 아름다운 선율에 브라보 박수를 힘껏 보냈다.

이 지역 미술관과 카페는 장소를 제공하고 연주자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서로가 윈-윈 전략이다. 좀 더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여수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돋보이기에 열렬히 응원해 본다.

김병곤 취재부장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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