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이야, 돌산 금봉리 아버지의 굴 양식장을 이어받아 바다사업을 좀 더 키워볼 거야.

그래, 좋은 생각이다. 난 농민들을 대변하는 조합장이 꿈이거든"

여수 돌산 가막만에서 각굴을 생산해 판매하는 서동수산 대표 서동의(58) 씨는 청년시절 가까운 친구와 함께 미래를 꿈꾸면서 서로의 가슴 속 품은 얘기를 꺼냈다.

친구는 농협조합장을 꿈꿨고 그는 바다사업을 키워보겠다고 각자의 꿈을 다짐했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두 친구는 너새니얼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처럼 한 친구는 농협조합장으로 그는 그이 이름 앞 글자를 인용한 상호 ‘서동수산’의 대표가 돼 그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그는 산단 용접 노동자를 거쳐 25살 결혼과 함께 돌산으로 귀향했다. 1987년 2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돌산읍 최연소 금봉리 이장을 맡았다.

“사실, 어르신들의 추대였지만 그때는 어려서 뭐가 뭔지 몰랐어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이장을 재차 맡았는데 그때는 발품 팔아가며 정말 열심히 봉사했죠”

이장 당시에 마을회관 신축, 방파제를 비롯해 선착장 조성과 인양기, 부잔교 설치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성과를 냈다.

굴양식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신규진입이 어렵다. 1ha 굴양식장 조성시 뗏목, 발동기, 바지선 등 채취기 시설 투자비가 눈덩이처럼 들어간다. 1ha 투자비용이 있더라도 굴양식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최소 10ha를 조성해야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도 목돈 투자가 어려워 매년 조금씩 시설투자를 진행해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 겨울 냉해피해로 큰 손해를 본 활어양식장보다 굴 양식이 리스크는 적은 편이다. 가격 변동이나 외부 자연환경에 덜 민감하다. 적조나 냉해 피해로부터 비교적 강하다.

지주식 굴양식인 굴수하식수산업협동조합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그는 여수 각굴 브랜드 홍보와 보급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수 각굴은 2012년 정부가 인정한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돼 있다.

썰물에 드러난 수하식 굴양식장

전국 굴양식 75%가 통영에서 생산된다. 20% 정도가 여수에서 5%는 그 밖의 남해안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통영은 생굴을 판매하고 여수는 껍질 채 판매하는 각굴이 특징이다.

여수각굴은 6월 중순 종패 작업을 거쳐 11월초부터 2월말~3월초까지 채굴한다. 화양과 돌산 가막만 일대에서 여수 각굴을 생산하는데 매출액은 300억 원에 이른다. 여수 각굴은 여수청정농수산물 등록상표인 해누리에 포함돼 판매되고 있다.

그는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다. “사실 굴은 작은 것보다 살점이 굵직하고 통통하게 올랐을 때가 맛이 더 좋아요. 설 연휴 이후에 먹는 굴 맛이 꿀맛이죠”

또 최근 가막만에 패류 독소가 발생해 소비자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굴은 패류독소와 상관없다. 특히 각굴은 100도시 이상 끓이기 때문에 60도씨 이상 끓이면 살균되는 노로바이러스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굴 양식장에 없어서는 안 될 스리랑카 출신 외국인 노동자 아베시리(38) 씨와의 남다른 인연을 언급했다. 그의 성실함에 반한 그는 중국 장가계 여행길에 모든 여행비용을 지불하고 함께 떠날 정도로 4년 차인 아베시리를 아꼈다.

그는 성실함에 반해 그와 2년 재계약을 했다. 아베시리는 이미 고국 스리랑카에 2층 집을 건축했고 1천 평 가까운 땅을 매입해 놨단다.

30년 가까운 고된 굴 양식장 바다일은 어깨와 무릎 손상을 가져왔다. 최근까지 골프를 즐겼던 그로서는 근육에 큰 무리가 없는 당구에 눈을 돌렸다. 당구에 푹 빠져 봉산동에 당구장을 차려 직접 운영할 정도다. 낮에는 바다에서 일을 하고 저녁 시간 이후에는 당구장에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다.

한편 그는 지난 3.1절 해양경찰교육원 3천 톤급 훈련함을 타고 전국에서 초청된 87명과 함께 독도를 다녀오기도 했다. 여수에서는 바다사업자 3명이 초청됐다. 왕복 44시간에 걸쳐 높은 풍랑을 헤치고 독도명예주민증을 받아 뿌듯했다며 남달랐던 국토사랑 순례 순방 소감을 밝혔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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