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인생을 봉사활동에 푹 빠져 있는 김상철(70) 씨의 본업은 솜씨 좋은 건축업계 미장이다. 본업에 앞서 여천동 마을 일이면 가릴 것 없이 먼저 솔선수범하며 바쁜 나날이다.

그를 찾아간 날도 용달차서 20kg 소금가마니를 거뜬하게 들어 여천동주민자치센터 앞에 쌓아둔다. 소득사업 일환으로 신안산 천일염 300포를 주문받아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칠순의 나이를 무색케 한다.

본적이 여수 삼일동 출신인 그는 농사를 짓고 틈틈이 브로크 공장에서 일일근로자 형식으로 생업을 이어오며 자식들을 길러냈다. 20년 전 여천동 4통 통장을 맡으며 고인이 된 정문국 씨로부터 새마을 봉사활동 참여를 권유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부인 성복남(66) 씨는 수십 년 전부터 해온 남편의 활동이 불만족스러워 밉기도 했다. 하지만 부창부수랄까. 남편의 새마을협의회 활동을 이해하고 3년 전부터 함께 일을 도와가며 서로 협동하고 화합하는 부부로 발전했다.

특히 어르신 봉사활동에 헌신하며 흥이 폭발하는 그녀는 지역 봉사활동 모임에 빠져서는 안 될 정도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로서는 그녀의 봉사활동 참여가 반갑고 감사할 일이다.

현재 여천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 20여명, 새마을부녀회 30여명 대략 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사업은 쓰레기 없는 깨끗한 마을환경 조성과 주변의 어려운 이웃돕기다. 성산공원 풀베기 사업과 새마을회가 직접 재배·수확해 마련한 감자, 열무물김치, 김장배추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농사짓는 회원들도 많아 참여율이 높았는데 지금은 고령화되고 젊은 사람들은 생업에 주력하다 보니 참여자가 적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젊은 후계자를 많이 양성해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싶어요”

여천동 새마을지도자회와 부녀회의 가장 큰 사업은 400평 남짓 공한지에 감자, 열무, 배추를 재배하는 일이다. 여천동 새마을회는 주변의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열무김치, 김장배추를 나눠주고 있다.

수십 년 농사일에 잔뼈가 굵은 그로서는 제일 손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손길이 필요한 시기에 저마다 사정이 있어 인력 동원이 힘들다. 그래도 도움을 요청하면 새마을 회원들 모두가 나서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다.

유종의 미인 수확물은 지역민들에게 판매하거나 무료로 기부하게 된다. 특히 년 말 수확한 배추 1천포 김장배추 담그기는 새마을회의 가장 큰 행사다. 여수시장을 비롯해 자생단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직접 재배한 배추로 다문화가정과 아이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김장배추 담그기 행사를 보면 뿌듯함과 함께 행복감이 밀려와요” “아마도 물밀 듯 밀려오는 이런 뿌듯함에 더욱더 봉사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그는 주변에서 새마을회가 나서면 끝마무리가 완벽하게 이뤄져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듣는데 그런 소리를 들을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김지선 여천동장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모든 일을 솔선수범 하시는 김상철씨가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만날 때만다 적당히 일하시고 회원들과 함께 봉사할 것을 간곡히 요청하기도 한다.

한편 그는 2018년 새마을회 사업계획으로 여천동 성산공원축제에 전통민속놀이 마당을 펼쳐 볼 계획이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가 공동으로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널뛰기 등 전통놀이 한마당을 마련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실컷 놀 수 있는 쉼터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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