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출신의 촉망받는 젊은 성악가이자 생소한 1인 공연예술기획가 바리톤 이중현(39) 씨, 바리톤 음색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맑고 힘이 넘치는 말투다. ‘Silver Fish 컴퍼니’ 대표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며 고향 여수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가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그는 2016년 여수에 귀향해 자신의 입지를 조금씩 굳혀 나가며 새로운 삶에 적응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려 애쓴다. 3월에만 이곳저곳 불러주는 곳이 많아 바빴다며 성악가로서의 삶과 포부, 재능나눔 봉사활동에 대한 그의 얘기를 들었다.

“절대로 나태하거나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이 불러줄 정도로 실력을 갖춰놓지 않으면 바로 표시가 나죠” 그동안 그는 농어촌, 다문화가정, 교도소 등 찾아가는 음악회 200회 이상, 일반 기념행사 축하연주 100회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여수지부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현장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추모곡을 불러 인연이 됐다. 그보다 앞서 그의 행정 능력이 더 필요했고 이 지역 예술문화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특별하게 그는 무대에서 공연이 가능한 바리톤 성악가이자 공연기획의 행정능력을 겸비했다. 공연기획 연출자들이 선호하는 양수겸장을 갖춘 재목이다.

그의 재능은 성악가로서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나 보다. 옷가게를 운영했던 어머니가 서울 명동에 옷 뜨러 가는 날이면 따라갔다. 4살 꼬마가 조용필 노래를 얼마나 구성지게 잘 불렀던지 여기저기서 용돈을 손에 쥐어줬단다. 교통비를 제하고 남았을 정도였다. 한영고 재학시절 본격적인 성악 진로를 결정하고 숭실대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2012년 여수해양엑스포박람회는 그에게 특별하다. 당시 여수엑스포 운영부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기본 사무 문서인 엑셀도 몰랐던 그가 이곳에서 지금의 공연예술기획의 밑바탕이 된 행정과 기획능력을 배웠다. 더구나 외국어통역사로 자원봉사에 나섰던 반려자를 만나 3자녀를 뒀기에 이보다 더 큰 인연은 없다.

노숙인들과 독거노인들로 구성된 채움합창단

그는 현재 서울 노숙인, 독거노인들로 이뤄진 ‘채움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다. 독특한 이름만큼이나 음색의 깊이가 크고 넓은 바리톤 우주호 은사의 바통을 이어 받아 2013년부터 지금까지 노숙인예술공동체 채움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2014년 방한한 프란체스코 교황이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시 채움합창단이 초대받아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었다. 이들은 2017년 3월 여수를 찾아 ‘꿈꾸는 세상’이란 주제로 멋진 하모니를 뽐냈다.

이외에도 청소년 성악레슨, 교회찬양대 지휘자, 기독교 대안학교인 TCS 합창음악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참여해 활동하는 10여명의 끼뭉사(=끼로 뭉친 사람들)가 오는 3월 24일 노인복지관을 찾아 자신의 재능 나눔 위문공연에 나선다.

아울러 그는 여수지역 청소년 예술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 변화의 물결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내달 21일 정기공연을 갖는 아이소포스청소년성악앙상블

“여수에도 성악에 재능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많아요.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레슨 받을 엄두를 못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성악가로서 꿈을 키워가도록 레슨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맙게도 후원자들이 나서서 이런 재능 있는 아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전달하고자 재능을 지닌 청소년 6명으로 구성된 ‘아이소포스청소년성악앙상블’을 결성했다.

오는 4월 21일 여수청소년수련원서 첫 정기공연을 갖는다. 그리스어인 아이소포스는 영어로 번역하면 이솝이다. 이솝 우화처럼 성악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다양한 이야기와 감동을 전해줄 예정이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저작권자 © 여수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