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처음 왔는데 뭘 봐야 되죠” 2월의 마지막 날 반가운 봄비를 피해 여수엑스포역 안내소를 찾아 던지는 관광객의 첫 번째 질문이다.

“얼마나 머무르실 거예요? 1박일, 2박3일 체류 일정에 따라 추천 코스가 달라져요” 여수관광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관광해설사 유남이(54) 씨는 당일치기 여수관광으로 향일암, 해상케이블카, 오동도, 해안 밤바다 야경을 추천했다.

서울 출신으로 결혼과 함께 전라도 땅을 처음 밟았다는 그녀는 산단에 근무하는 남편 따라 여수에 정착했다. 어느 평범한 가정 주부들처럼 한 남편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에 그녀는 당당하게 제2의 인생 출발을 선언한다. 나를 위한 자기계발과 정체성을 찾고자 방송통신대서 중국어에 도전한다.  여행사를 차려볼 욕심으로 연이어 관광학까지 전공했다. 그녀의 배움에 대한 거침없는 행보는 여수엑스포해양박람회에서 빛을 발한다.

여수시가 2012년 여수세계해양엑스포박람회를 준비하면서 그녀는 08년부터 중국어 해설사로 활동하게 됐다. 2008년 1월 시민외국어교육 중국어 자원봉사 단체 ‘차이나 친붕(=중국어 친구들)’ 을 조직해 2012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본인 중국어 회화실력은 중급 정도라 표현한다. 현지인과 능숙하게 대화할 정도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여수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설명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고 말한다.

여수시문화관광해설사들이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제일까. 여름 휴가철이라 생각했는데 봄가을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이유인즉 휴가철은 가족이나 연인단위 관광객이 많고 봄가을에는 학생과 단체 관광객들이 많아 해설사 또한 이에 맞춰 덩달아 바빠진단다.

현재 여수시문화관광해설사는 총 86명이 활동 중이며 여수엑스포역, 진남관, 향일암 등 16개 안내소에 배치돼 이동근무하며 관광여건에 따라 근무환경과 배치장소가 바뀌기도 한다. 고정 근무는 지역의 단편적인 부문만 알게 된다. 반면 이동 근무는 여수시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 수 있어 선호한다.

82년생 30대부터 39년생 80세인 어르신 해설사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이 포진돼 있다. 올해부터 문화관광해설사 모임 회장을 맡은 그녀는 해설사들의 월간 근무일수 보장과 움직이는 해설사들에게는 최소한의 품위유지비 차원 보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티투어 해설사는 가이드 역할로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해설이 필요하고 현장 적응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노련함과 전문성을 갖춘 베테랑 해설사를 배치해 관광객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애로사항이랄까, 관광객들이 재차 여수 방문시 기존 해설사를 만날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 하지만 여수 해설사들은 어는 한 곳 고정 근무가 아닌 이동근무로 난감할 때가 많다. 당일 근무지역 다른 해설사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신규 해설사의 경우 3개월 교육과정 6개월간 현장투입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 해설사도 자체 스터디는 기본, 매년 이틀간 보수교육과 하반기 1박 2일의 선진지 견학을 받고 있다.

그녀는 “해설사 하기를 정말 잘 했구나” “행복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나를 계발하는 계기가 되고 젊은 사람은 여유로움과 어르신들은 삶의 풍요로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덧붙여 “먼저 이 땅이 어떤 땅인지 이해하고 호국충절의 도시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야 해설사로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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