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여수시의회 정례회 취재를 위해 지난 21일 시의회를 찾았다. 시의회 앞에 경찰차량이 출동해 뭔가 큰 일이 터진 걸 직감하고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수시민연대가 의회 입구를 가로막고 박정채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건물안은 이미 집행부 공무원들과 취재진, 방청객, 의회사무국직원들로 혼잡했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뇌물죄에 관여된 시의원들은 즉각 사퇴하고 검찰에 송치된 박정채의장은 사과와 함께 물러나라”며 목청을 높였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몇 차례 걸쳐서 의회건물 밖으로 나갈 것을 설득했으나 시민연대는 꿈쩍도 않고 자리를 지겼다. 이에 사무국이 경찰 도움을 요청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의회건물 밖으로 나갈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시민연대는 뿌리치고 시위를 계속했다.

개회 시간을 넘어섰지만 박정채 시의장이 나타나지 않자 시민연대는 오늘 끝장을 내자며 의장실을 향해 다가섰다.  하지만 의장실은 이미 안에서 문 잠금을 했고 사무국직원들이 진입을 막았다.  출동한 경찰이 법을 지키라며 물러날 것을 종용하자 시민연대 관계자는 “누구더러 법을 지키라고 하느냐”며 “법을 어기고 이미 검찰에 송치된 시의장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던 경찰이 법을 지키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느냐”고 되레 따졌다.  이때까지 작은 실랑이가 있었지만 물리적인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잠시 후 시민연대가 의장실에서 물러서며 시위가 소강상태를 보였고 이때 박정채의장이 의장실을 나서며 의회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아선 시민연대 관계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뒤섞여 고성이 오가며 격렬한 몸싸움이 시작돼 볼성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5분여 가까이 지속된 실랑이 끝에 가까스로 의회 안으로 들어갔지만 박의장에게는 머나먼 의장석이었다.  이미 의장석 주변을 둘러싼 더민 소속 시의원들이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펼치고 있어 의장석에 앉기까지는 산넘어 산이었다.

개회가 선언되고 잠시 후 방청석에 진입한 시민연대 관계자가 의장석을 향해 “물러가라, 물러가라, 박정채는 물러가라” 시위구호를 외치다 의회사무국 직원들에 의해 이끌려나갔다. 시민연대의 박정채 의장 사퇴시위는 개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의회밖에서 의회사무국직원과 실랑이를 펼치며 한동안 지속됐다.

5분 발언에 앞서 송하진 시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해상케이블카의 공익기부’이행사항과 ‘관광진흥기금운영의 재원’에 관한 발언은 공익기부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발언한 것이고 ‘웅천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입점 추진’발언은 우리지역 소상공인 보호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문제가 크기에 입점을 우려해 시민대변자인 의원으로서 시정의 주요 현안사항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여수시의회는 발의된 이마트트레이더스 입점반대를 위한 성명서를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강재헌 시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마트트레이더스 입점 반대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용역을 의뢰해서라도 대안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철현 시장은 열린 제173회 정례회 36일간의 회기를 정리하는 폐회 마무리 발언에서 지난 2일 송하진시의원의 5분 발언에 대해 해명기회를 얻었다. 이날 주시장은 ‘근거도 없는 흠집 내기식 문제제기는 시민 여론을 왜곡해 지역발전을 저해할 뿐이다’고 강조하며 5분 발언 개선을 촉구했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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