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와 공직생활 때는 몰랐는데 고향 마을 일을 맡으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묵묵히 후원자 역할을 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나눔과 봉사활동이 이렇게 뿌듯하고 가슴 벅찬 일인 줄 몰랐어요”
율촌면 여동리 송도 토박이 이기전씨는 여수시 공직생활 25년을 끝으로 고향에 들어가 노후를 계획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이씨를 찾아 고향을 위해 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향의 위기를 목격한 이씨는 거절할 수가 없어 지난 2013년 5월부터 여동리 이장과 어촌계장을 겸하며 언젠가 떠나야할 지도 모를 처지에 놓인 마을 주민들을 위해 노년을 봉사하고 있다.

▲  율촌 1,2산단과 광양컨테이너 부두에 꽉 둘러막힌 여동리 송도

송도, 대륵도, 소륵도로 구성된 여동리는 율촌산업 3단지로 지정돼 있으며 북쪽으로는 율촌산업1단지와 남쪽으로는 2단지, 동쪽으로는 광양컨테이너 부두에 꼼짝없이 가로막혀 고립무원의 환경에 처해 있다. 최근 율촌 2산업단지가 물막이 작업이 완료되고 준설토 매립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2산업단지가 개발되고 기업 입주가 성공해야 율촌 3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해 지금으로서는 언제 시작될지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한때 여동리 송도마을은 참꼬막 생산으로 광양만에서 부촌으로 소문 났었죠” “하지만 개발계획에 밀려 광양제철소가 건립되고 율촌산단이 개발되면서 어장은 사라지고 황폐화돼 참꼬막 채취도 불가능 해졌습니다” 
여동리 주민들은 고기 잡던 바다는 항만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육지는 보존지역으로 묶여 있어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게 손발을 꽁꽁 묶어 놨다며 관련 기관의 대책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리저리 책임 전가하는 관련기관의 답변만 있어 답답할 노릇이다.
“뾰족한 생계수단이 없어지다 보니 생활수준도 하락하는 악순환을 불러와 이제는 천수답처럼 하릴없이 이주 대책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라고 이씨는 하소연한다. 
여동리는 현재 73세대 18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주민들 정보가 느린 것 같으면서도 빠르다며 생계를 위해 외부에서 직장생활하는 사람들과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잠시 떠났다 다시 이곳으로 와서 사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라 말한다. 고향을 떠나지 않으려는 고령의 어르신과 하루라도 빨리 섬을 벗어나고 싶은 젊은층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 또한 이씨가 짊어져야할 몫이다. 
이씨는 여동리 이장과 어촌계장으로 주민들을 대변하면서 또 한편으론 율촌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장으로 나눔과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보람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율촌면사무소 직원들은  이씨가 율촌면 새마을협의회장을 맡으며 조직 활성화에 불길을 댕겼다고 말한다.
특히 가정에서 솔선수범하는 ‘가정 새마을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월 1회 마을 대청소를 통해 해안쓰레기 제거, 집수선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첫 율촌면 새마을협의에서 거북선 축제와 시민의 날 행사에 음식부스를 운영해 어른신들 대접을 주도했다. 행사를 치르고 마련된 수익금을 노인당에 지원하는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쳐 주위의 칭찬이 자자하다.  
아울러 지난 9일에는 율촌면사무소 앞에서 율촌면 새마을부녀회(회장 이인순)와 합동으로 김장배추 500포기를 직접 밭에서 수확하고 소금물에 절여 김장김치를 담아 독거노인,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씨는 여동리 송도에 식수가 부족하다며 주민들이 일을 마치고 씻을 수 있는 물이 부족해 불편이 많다며 율촌1산단에서 송도까지 1㎞만 연결하면 주민들이 식수걱정 없이 살 수 있을거라며 관계기관의 도움을 요청했다.

▲  율촌면사무소에서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부녀회 합동으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봉사활동을 펼쳤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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