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몰길을 막아선 양아치들의 삥 뜯기, 뒤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받아가는 조폭들의 일수행위, 기업의 운영자금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은행 문을 두드린 이들에게 행해지는 금융권의 대출꺾기의 공통점이 뭘까. 자신의 우월한 힘이나 사회적 지위와 위치를 이용해 힘없는 약자를 위협하고 강요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행위다.

지난 2일 여수시의회 제 173회 정레회 송하진시의원의 ‘3% 공익기부 관광기금의 문제점’을 지적한 5분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2회 정례회 5분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웅천지구 한화 꿈에그린 부지 특혜’ 이후 제 2라운드 공방전이 펼쳐졌다.

송하진시의원은 “지난 2014년 11월 여수해상케이블카 매출 3% 기부이행 약정을 시작으로 2015년 7월 여수시학교급식지원센터 매출 1% 공익기부, 2015년 8월 여수해양관광개발 매출 3% 기부, 올 3월 여수밤바다 낭만포차 카드매출 3% 기부 이행약정이 줄을 이었다”며, “기부금만 내면 어떤 사업도 시가 눈감고 허가해 주는 것인가”라고 집행부를 성토했다.

최근 여수해상케이블카가 보도자료를 통해 100억 장학재단설립을 제안하면서 기부금품법과 공익기부이행약정위반이라며 기부금 납부를 거부했다. 이달 중순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지금껏 공익기부이행 약정을 주도했던 여수시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체가 법률적 소송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의를 제기한 기부금품법 위반과 이행약정서에 강제성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여수시의 갑질 논란이 되기 때문이다.

업체가 기부를 하고 싶다면 왼손 하는 일 오른손 모르게 조용히 하면 된다. 대가 없는 순수한 기부를 하고 싶으면 알리지 말고 먼저 실행하면 얼마나 좋은가. 선행은 알리고 싶지 않아도 소리 소문 없이 미담 소식은 알려진다.

그러나 선한 뜻이었던지 아니면 의도된 행위였는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이 받은 게 있으며 당연 뭔가 보답해 줘야하는 심적 부담감이 생기는 것이 인지상정이라 특혜 의혹 제기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기부 이행약정을 살짝 곁눈질하면 보는 시각에 따라 업체 입장에서는 기업 매출액의 일부를 공익기부 명목으로 내놓으라는 갑질이나 시가 업체에 기부금을 구걸하는 걸로 비쳐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연말이면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이 넘쳐난다. 그러나 이리 저리 떠벌리고 기부행위를 밝히는 행위는 정도껏 해야지 이제 보기 민망할 정도다.

그래서 선인들은 애초 주고 받는 행위가 두고두고 화근이 된다며 받는 자체를 거부했다. 요즘 ‘대한민국호’를 좌초시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겠다.

또한 여수시의 관광정책 우선순위에 소외된 지역민의 행복은 자꾸 멀어져만 간다. 외지 업체에 노른자위 상권, 유원지가 하나둘 점유당하는 걸 보는 지역민들의 들끓는 심정을 여수시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저작권자 © 여수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