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융프라우(Jungfrau)는 알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특히 한 줄기 능선으로 이어지는 아이거(Eiger·3,970m), 묀히(Mönch·4,107m), 융프라우(4,158m) 트리오는 알프스를 대표하는 풍광이다.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지정된 융프라우는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이라 불리기도 하며 '젊은 처녀'라는 이름의 뜻을 지녔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연상되는 융프라우 요흐로 향하는 산악열차에 탑승하여 전망대에 오르면 순백의 절경이 펼쳐진다.

융프라우(Jungfrau)는 젊은 처녀에게 구애하는 거친 남자 아이거(Aiger) 봉 사이에 둘 사이를 훼방 놓는 승려 묀히(Moench) 산이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융프라우로 향하는 관문은 스위스 중부 베른 주의 남동쪽에 있는 도시 인터라켄으로 두 개의 역이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인터라켄 동역(인터라켄 오스트)를 이용한다.

융프라우 산악열차는 알프스 3대 봉우리로 꼽히는 아이거봉(3970m)과 묀히봉(4099m)을 뚫고 지나간다. 융프라우 철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돌프 가이어 첼러(Adolf Guyer Zeller)는 1893년 아이거 북벽을 관통해서 융프라우 산마루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구상하고, 1896년 총연장 9.34㎞의 철도를 16년이나 걸려 완공했다. 알프스에 구멍을 뚫는 것에 반대하는 시민 여론과 자금난을 돌파해야 했고 강추위와 폭발 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인터라켄 동역(인터라켄 오스트)에서 기차를 타면 라우터브루넨역(796m)과 클라이네샤이데크역(2061m)을 거쳐 유럽에서 가장 높은 융프라우 요흐역(3454m)에 도착한다. 클라이네샤이데크역에서 산악열차로 갈아타면 철로는 기차 안에서도 기울기가 느껴질 만큼 가파르다.

클라이네샤이덱(Kleinesheidek)역 부터는 양쪽 레일 안쪽으로 톱니바퀴가 설치돼 있고 중앙에도 톱니바퀴를 하나 더 장착돼 있는 톱니레일 열차를 이용한다. 역 앞에 보이는 1800m 바위산은 1년 내내 볕이 들지 않는다는 알프스 아이거 봉의 북쪽 사면이다. 1964년 미국의 등반가 더글러스 톰킨스 부부가 세운 세계적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가 바로 아이거봉 북쪽 사면의 이름에서 따 왔다.

융프라우의 ‘젊음 처녀’라는 뜻에 어깨 도는 봉우리를 뜻하는 ‘요흐’가 결합된 ‘융프라우 요흐’는 융프라우와 묀히, 두 봉우리 사이에 움푹 들어간 자리를 부르는 이름이다.

암벽 안에 자리한 용프라우요흐 역 안에는 관광 안내소, 기념품 가게, 얼음 궁전 등이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해발 3,573m 스핑크스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 매점에서 우리나라 컵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빙하 속 30m 깊이에 만든 얼음궁전은 약 1000㎡의 면적으로 빙질이 좋아 잘 미끄러지지 않는 얼음 위를 여유롭게 걸으며 환상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 해발 3571m에 자리한 스핑크스 전망대까지 108m를 25초 만에 올라가 유럽의 천장(Top of Europe)이라는 융프라우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스핑크스 전망대에서는 알프스에서 가장 긴 빙하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알레치 빙하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알레취 빙하는 17㎞까지 이르며 장관을 자아낸다.

또한 융프라우 요흐까지 톱니바퀴 기차를 타고 오르는 길 또한 장관을 이룬다. 인터라켄 오스트를 출발하면서부터 굽이굽이 돌며 조성된 트레킹 코스를 걷는 사람들과 길 중간마다 핀 야생화, 여기에 알프스 빙하수가 산 이곳저곳에 모여 크고 작은 호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융프라우철도가 전해주는 또하나의 매력이다.

심경택 기자  shimkt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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