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금품수수 의혹과 성추행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등 수개월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에 연루된 시의원들이줄줄이 해외 호화 관광성 연수를 다녀와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지난 10월 25일부터 의원 등 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2명이  인도네시아 발리 및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지난 25일부터 내달 1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싱가포르와 발리의 문화와 관광정책을 둘러보고 국제적 감각을 키운다는 명목이었으나 일정 대부분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전형적인 외유성 관광 일색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또 다른 의원 6명이 중국 심천, 홍콩 등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이들 의원들 가운데에는 하반기 의장선거 과정에서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당사자는 몰론 몸싸움 과정에서 성추행 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3명의 의원이 포함돼 시민 및 사회단체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계속되는 의회의 파행으로 시민들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반성없이 관광성 해외연수를 다녀 온것은 여수시의회의 심각한 도덕성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하반기 정례회를 불과 2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 등 준비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해외연수에 나선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온 국민들이 시국선언과 집회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민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여수시의회의 외유성 연수는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시의원으로서의 자질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서의 자질조차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수시민협은 ‘온 국민은 추운 거리에서 시국선언, 여수시의원은 유람성 해외연수’라는 성명을 내고 “시민대의기관으로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의회가 주요관광지를 둘러보는 전형적인 외유성 관광은 시민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여수시의회가 관관성 외유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1월에도 오현섭 전 시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들이 무더기로 의원직이 상실된 상태에서도 자숙은  커녕 이를 망각한 채 ‘연수’를 빌미로 제주도로 ‘원정연수’를 다녀와 물의를 빚었다. 2012년 11월에는 여수시공무원 76억원 공금횡령사건의 여파 속에서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5명, 의사국 직원 등 모두 8명이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을 다녀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여수시의회 뿐만 아니라 다른 기초단체 의원의 자질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1991년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지만 2006년 유급제로 바뀌고도 겸직을 가능하게 두는 바람에 의원직을 악용해 자신의 사업이나 이권에 개입해 물의를 빚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열악한 지방 재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외유(外遊)를 다니는가 하면 공무원에게 상전처럼 고압적으로 군림하는 등 국회의원 뺨치는 안하무인의 권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다. 풀뿌리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울 때도 됐건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행정낭비와 주민불편, 소지역 갈등과 같은 폐단을 낳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행정부에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않고 오로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지방의회 현주소다.

끊이지 않는 여수시의회 및 기초의회의 파행 및 추문 논란을 보고 있으면 유럽 및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기초의원처럼 무보수 명예직으로 회귀하거나, 기초의회 폐지 여부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을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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