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경찰이 시내 대부분 도로에 최고속도 하향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여수 시내권 도로 제한속도를 50㎞/h로 일괄 하향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수경찰의 속도하향 추진이 충분한 시민들의 의견수렴이나 시와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여수경찰은 시민수렴에 대해 6월 20일 20개 시민단체와 전화통화를 통해 의견을 물어 속도제한을 추진했다고 밝혔으나, 이들 단체명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시민단체에 대한 의견 수렴도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여수시도 “속도제한이 시민생활과 밀접한 사안임에도 시와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율이나 협의도 없이 협조공문만을 일방적으로 보내왔다”며, “속도제한 추진과 관련해 차량소통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재검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이 같은 여수경찰의 일반적인 속도제한 추진은 자칫 여수시민과 시를 무시하는 것으로 보여질 소지가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

도심 차량의 속도를 줄여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여수경찰의 기본 취지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기 때문이다. 여수경찰의 발표대로 보행자 사망사고가 전국 최고라는 것을 감안하면 속도제한 강화 방안은 시간을 갖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갈 만하다. 유럽 국가들도 도시에서 시속 50㎞ 이하로 규제하는 등 도심 차량의 속도제한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OECD국가 대부분의 일반도로 제한속도는 시속 50km로, 우리나라보다 시속 10km이상 낮는데, 즉 미국과 독일, 일본,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 OECD국가의 평균 속도는 시속 50km정도로서 이로 인해 교통사고를 20%이상 줄였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도시권 도로의 제한속도를 50㎞ 이하로 정할 것을 권장한다.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도심 제한속도를 50㎞ 이하로 설정하고 있다. 도심 제한속도를 60㎞에서 50㎞로 낮춘 독일, 덴마크, 호주 등에서는 교통 사고와 사망 사고 발생률이 9∼40%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차량속도 감소로 횡단보도 차사고와, 주행 중 끼어들기 사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할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로여건과 교통사고 유형, 교통량 등을 고려해 도심의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하향조정하는 방안도 이제는 적극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수경찰은 이 정책을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유럽 도심 도로와 여수시의 도로는 여건상의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유럽 대부분의 도심 도로는 우리의 옛 전차와 유사한 트렘과 자동차, 인도가 혼합된 도로로, 여수로 보면 진남로상가의 도로와 흡사한 면이 많다. 여수처럼 차도와 인도가 확실하게 분리된 도로와는 다르다. 
이러한 도로의 특성을 파악해서 인명 사고 위험이 높은 이면도로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차량의 속도제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주요 간선도로의 경우는 속도제한 강화로 민원 발생의 소지가 많다. 우선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출·퇴근 시의 차량 정체 심화가 우려된다.  대부분 도로의 최고 시속이 50㎞로 제한되면 물류 수송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현실성 없는 단속으로 범죄자를 양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교통정체가 해소되는 야간에는 운전자들이 속도제한을 잘 안 지켜 실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순천경찰은 “시내 주간선도로는 차량통행을 고려해 속도제한 계획이 없다”며, “이면도로(생활도로)는 속도제한을 하면서 노상주차면 설치, 보행구간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광양경찰은 “순천광양간 국도 2호선 덕례리 구간이 도로굴곡이 심하고 LF아울렛이 들어서 향후 사고의 위험이 높아 현행  80㎞/h에서 60㎞/h로 하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지나 6월 국토부에 속도제한을 신청해 놨다”며 그 외 구간 속도제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근 지역은 특정 도로만 제한하고 있는데 반해 여수 지역만 속도제한을 강화할 경우 인근 시와 차량 속도 불합치로 도시 간 차량 이동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신중히 검토해 시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함께 여수시와 함께 도로별·시간대별 탄력 운용 방안 등 보완 대책을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 그런 다음 속도제한 정책을 펼쳐도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시민을 위한 정책인데 시민이 더 불편을 느낀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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