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은 왜 무엇이 되고 싶다는 목표(꿈)가 없을까?” 라는 우리 안에서의 의문과 자성에서 비롯된 질문의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진로교육’이다.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교육전문가와 청소년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소수 누군가의 외침에서 정부의 정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재, 3년간의 시범기간을 거친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으로 학교현장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현실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모든 사람이 공부에 흥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통한 줄세우기와 획일적인 교육방식 안에서 적지 않은 청소년들은 숨죽이고 혹은 분노를 터트리며 긴 여정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중요한 청소년기를 허송세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을 어느정도 경험한 성인들이 깨닫는 진리는 직업을 가지고 삶을 살아갈 때, 공부를 통해 습득한 다양한 지식은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초직업능력’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그 부분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진로교육은 삶의 목표와 동기를 찾을 수 있는 자기이해(가치관,성향,관심분야 등)와 다양한 진로와 직업분야의 정보와 경험을 지원하는 영역이다. 그러한 선행과정을 통해 목표달성을 위한 공부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될 수 있고, 진로와 관련한 체험활동을 경험하며 ‘자기애’를 키우고 ‘자아효능감’을 높여 앞으로 내 앞에 진로와 관련한 장애물이 생기거나, 예측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데도 스스로 극복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진로교육의 목표를 체계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2012년 교육부가 ‘학교진로교육 목표와 성취 기준’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일반고, 특성화고 등 학교 영역별로 진로교육의 목표와 내용, 성취기준 등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되었고 이 체계를 기본으로 하여 학교와 청소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진로교육의 향후 전망과 함께 이에 따라 준비해야 할 부분, 지금의 상황에서 더 견고히 다져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짚어보도록 하자.

첫째, 진로,직업세계의 변화와 트랜드의 능동적 대응이다.
진로만큼 그 트랜드가 급격히 변화하고 예측이 어려운 분야도 드물다. 과학기술의 급격한 변화와 최근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향후 직업세계에 많은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20년 안에 절반에 가까운 47%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직업세계에 대한 폭넓고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단지 트랜드나 그에 따른 유망직업군을 만나고 체험하는데에 초첨을 맞추기 보다는 이를 통한 직업변화에 대한 융통성 있는 시각과 트랜드를 읽는 안목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자유학기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의 견고한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는 기존의 학업과 경쟁에 지쳐 꿈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고 꿈과 끼를 발견하여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 나가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를 차용하여 한국형으로 도입한 정책이며 성공의 핵심은 학교 외 지역사회 자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에 달려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너무나 유명하고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아프리카 속담을 그저 듣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지역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우리가 너무나 답답해하던, 기존의 학교교육을 바꿔보고자 정부에서는 나름대로 큰 용단을 내리고 저항에 맞서 칼을 빼 들었다.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언제나 그렇듯 학교와 부모만이 주체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역사회 내 다양한 일터, 직업인 등 유, 무형의 무한한 자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셋째, 청소년의 진짜 진로욕구를 파악하고 반영해야 한다.
청소년 발달단계가 있듯, 진로분야에도 진로발달단계가 있어 해당 시기에 달성해야 하는 진로과업을 성실히 수행하고 체득해 나갈 때 다음 과정으로 이행이 될 수 있다. 자유학기제 관련 진로교육에 참여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질문 : 진로를 탐색하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중,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의 과반수 이상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로 나타나 직업체험을 통한 직업세계를 탐색하는 과정의 시기에 놓여 있음에도 자기이해 부분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이해를 통한 ‘자기애’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진로와 직업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기 어렵기 마련으로 학교나 진로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외부시설에서는 자기이해를 위한 자기탐색 프로그램의 확대와 기존 프로그램 내 가기이해 영역의 융합을 통한 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관심과 배려가 진로교육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가령 진로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내지 중학교1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부모의 신청에 이끌려 비자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한 프로그램의 참여와 그 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 도움을 받아야 할 진로상담이나 교육을 기존의 경험으로 인해 밀어 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진로교육에 신경쓰지 못해 자녀가 해매거나 원망을 듣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정보를 찾고 참여하게 하고 싶다는 부모의 심정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 관심의 수위를 조금은 낮추어 보는 것은 어떨까? 정보를 찾고 추천,권유해 주어 자발성 있는 교육 참여를 유도하는 것으로도 부모의 역할은 충분하다.
또 학교를 대상으로 외부의 전문직업인이나 특강강사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의 경우 동일한 지원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작은 준비와 배려를 통해 그 효과성이 크게 차이가 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직업인과의 만남을 갖기 전,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여 그 직업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직업인과의 만남 이후, 손쉬운 형태로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포스트 잇 질문게시만, 종이비행기 질문 등)하여 토론문화와 발표에 익숙치 못한 학교문화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사례는 적절한 관심과 배려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준다.
이렇듯 진로교육은 청소년들의 삶의 동기를 높이고 행복한 삶을 열어주는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핵심 분야이다.
이런 부분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이제 정부의 정책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학교, 외부 지원센터와 관련 시설, 지역사회 자원의 초석을  마련해야겠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이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는 변화의 중심에서 기존의 교육과 진로를 융합한 교과통합진로교육제공을 위한 착실한 연구와 지원이 활발히 수행되어야 하고 다양한 외부자원의 활용과 연계를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진로센터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내 밀접한 자원을 활용한 참여와 체험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학교에서 경험하는데 제한이 따르는 진로교육영역의 기획과 제공에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성공에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역사회의 공감과 실천이 없이는 ‘김빠진 사이다’같은 상황이 될 것이다. 청소년들이 행복한 세상, 그것은 곧 우리미래의 자회상이 된다. 정부-학교-지원시설-지역사회가 똘똘 뭉쳐 ‘헬조선’이 아닌 ‘헤븐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진로교육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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