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초 조승필 교사

작은 바램이 있어요/ 부끄럽지 않고 싶어요/두 손을 모으고 촛불하나 밝히고 있지요/마음과 마음으로 밤하늘 별빛처럼/ 소망의 바다를 이루어 함께 서 있네요/ 때론 어둠이 깊어져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 세찬 바람 불어 우리 흔들리고 넘어져도/우리 함께 손 잡아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요/언젠가 이뤄질 그 꿈을 포기하지 말아요    -'작은바램' 중 일부

“광화문의 뜨거운 함성과 감동을 잊을 수 없어 마음 속의 떠오르는 악상을 멜로디로 표현했습니다.”

여수 여도초등학교 교사 조승필(45)씨는 지난 2월 광화문서 열린  130만 명이 모인 촛불집회를 다녀온 후 그날의 뜨거움을 기억하고자 '작은 바램'을 직접 작사ㆍ작곡했다.

이 노래가 지난 15일 광화문광장서 열리는 세월호 3주기 추모집회에서 전교조노래패연합에 의해 불려졌다. 이미 그는 지난해 봄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추모곡 '진달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여수 토박이인 그는 대학시절 노래패 활동을 하며 여러 악기를 섭렵하다 창작의 재미에 빠져 취미삼아 곡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교사로 전남동요작곡연구 활동을 하며 매년 3~4회 연수를 통해 작곡발표회를 가졌던 경험이 작곡가로서 입문 계기가 됐다.

조씨는 제5회 MBC창작 동요제 ‘고향길’ 대상 수상자이자 같은 학교 동료인 여도초 오케스트라 이종만 지휘자로부터 작곡을 사사 받았다.  뒤늦게 뛰어들었기에 서울대 음대 4년 교육과정을 1년만에 마스터할 정도로 강행군이었다. 그런 열정 덕택에 지금까지 초등학교 교사인만큼 어린이들을 위한 동요만 30여곡 남짓 작곡했다.

“자정부터 새벽 1시에 영감이 잘 떠오른다며 밤늦게 작곡에 몰입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또 시작 됐구나” 불만 아닌 푸념을 늘어놓지만 그래도 아내의 격려와 응원의 힘이 컸다.

그는 동요, 민중가요. 가요 등 장르에 구별 없이 매월 1곡씩 작곡해 매년 12곡 남짓 완성하고 있다. 현재 순천 모교회 등록한 조씨는 성경 시편 64편 구절을 인용한 ‘주 날개 밑’ 외 여러 곡들을 직접 작곡해 찬양대 지휘자로 재능 기부도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 포리스트(곁에) 습작앨범 음반을 냈다. 작곡한 곡을 음반으로 내놓는 경우 남모를 애로사항이 뒤따른다. 곡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 섭외의 어려움과 음반 발표 때마다 1년 치 용돈이 들어간다며 비용부담은 애써 웃음으로 대신하려 한다.

2014년 전남영상미디어교사모임이 공동 창작한 단편영화 '개천의 용'이 ‘지역영상미디어센터 영상제‘ 워크삽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5년 ‘순천만 아이들’, 2016년 ‘이녀석들’의 음악감독을 맡아 재능을 발휘해 왔다. 

지난 2014년부터는 지역에서 가수 안철, 오카리나 연주자 조요섭씨와 함께 인디뮤지션 그룹 '포리스트'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음악기부활동에 나섰다.

호소력 짙은 허스키한 목소리의 안철씨와 맑고 아름다운 오카리나 연주를 선보인 조요섭씨가 참여한 포리스트는 장애인 복지관ㆍ지역아동센터 등 소외된 사람들은 물론, 각급 학교와 교원연수단체 등 교육기부활동과 감성토크콘서트를 진행해 호응을 받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2017 또 다시 기적처럼'이라는 주제로 정기공연을 한다. 여수 장애인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날 공연에서는 조씨가 직접 만든 '진달래' '작은바램' 등을 중심으로 세월호 추모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많이 맞아본 사람이 싸움도 잘하죠. 똑 같습니다.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는 많이 들으면 귀가 트입니다. 득음이죠”.

작곡의 비결을 묻자 그는 여수 ‘바로크 고전음악감상회’ 가입해 15년 동안 클래식 음악을 청취했더니 모차르트, 베토벤 음악 화성과 멜로디를 알 수 있게 돼 지금의 창착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얘기한다.

“음악으로 아이들과 행복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자율활동 시간에 작곡한 동요를 부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아주 즐거워합니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활동 외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교육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음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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