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깔스런 여수의 향토 음식에 푹 빠져 이 지역 향토요리문화학원까지 개원하면서 향토음식 레시피 개발에 발 벗고 앞장 선 요리 개척가가 있다.

지난 2016년 8월 개원한 여수 향토요리문화학원 김명진(55) 원장의 향토 요리를 향한 열정과 학구열은 무서우리만큼 지독하다. 지금까지도 하루에 4시간만 수면할 정도로 레시피 개발에 미쳐 있다. 뒤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한다.

진주 출신으로 간호사와 특수교사로 평범한 직장생활을 영위했던 그녀가 9년 전 연고도 없던 여수에 정착한 40대 후반에 한편의 드라마를 쓰게 된다.

평소 요리 관심이 많아 손맛이 뛰어나단 얘기를 들었다는 김원장은 지난 2009년 11월 일반인만 참여하는 무주 요리대회 입선을 계기로 때늦은 40대 후반, 요리가의 길로 들어서는 큰 결심을 하게 됐다.

이후 한정식 요리전문, 호텔조리과 공부를 시작으로 주경야독하면서 자격증을 구비했다. 2012년 경도리조트 인턴으로 입사해 조리장으로 3년 6개월을 근무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정은 놓지 않았다.

이방인이라는 텃새와 요리경력이 짧아 흉내 낸다는 시기질투를 감수한 채 김원장은 자신을 채찍질하며 더 피나는 배움과 노력을 깃들였다.

그리고 식재원이 풍부하지만 향토요리연구가 미흡한 여수지역 특산품을 이용해 나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레시피를 개발, 매뉴얼화해 후학들에게 남겨야한다는 남다른 각오와 사명감마저 갖게 됐다.

단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석박지가 입맛을 돋운다.

이런 덕택에 김원장은 올해 톡 쏘는 맛을 지닌 토종 돌산갓의 ‘김명신 톡톡 갓김치’를 상표등록 했다. 이외에 ‘약선보리쌈장’, 오묘한 맛을 내는 ‘블루베리 생과 고추장’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금껏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국제 요리 전시경연대회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비롯해 지난 2015년 인도 보리배약선요리대회 출전해‘어니버섯장아찌’, ‘딱새우장아찌’로 금상을 수상했다. 당시 김원장은 “내가 요리해 놓고도 중국인들이 다 먹어버려 맛을 못 봤다”며,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다음에 한국 가면 이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라는 말을 주변 통역인으로부터 건네 들어야했다.

2015,2016년 여수시식자재를 이용한 향토요리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한영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요리 강의, 아동요리 강사, 농기센터 시골밥상 강사 외 타지역 출강도 마다않고 광폭 행진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기능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지만 향토 요리 레시피 개발을 이론화해 책자로 남기면 영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해 전남과학대 김치발효학과에 제자들과 함께 입학해 끝없는 도전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바다를 요리로 표현할 줄 알아야죠”,“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창의적 요리만이 살아 남습니다” 김원장은 요리를 통해 청소년 아이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진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좀 더 고민해 응용능력을 키워갈 것을 당부했다.

“부친께서는 집 앞을 지나는 인근면 주민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정도로 후한 인심과 베품이 있었죠”. “어딜 가더라도 빈손으로 가는 법이 없이 콩 한 쪽도 나눠 먹으라는 부친의 교육이 지금의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김원장은 말한다.

이어 김원장은 “향토요리학원은 여수시민의 평생학습의 장으로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배울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은 여수시민을 위해 쓰겠습니다”. 또한 “제자 양성과 함께 요리를 통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일거리를 창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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