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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시간과 공간을 갈무리해낸 시인들1986년, 스무살 문학청년들이 장년이 될 때까지
문화탐방 - ‘갈무리문학회’

33년. 세상을 구원할 준비가 다 되어 기꺼이 자신을 내어놓은 예수의 나이 33살. 죽음과 부활, 구원의 역사를 이룬 것은 그의 나이 33살 때이다.

그 33년의 세월을 ‘詩’를 향한 한 길을 걷는 동지들의 문학모임이 여수의 갈무리문학회 (회장 임호상 시인, 총무 김민영 소설가)이다.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청년기에 ‘시인’이라는 꿈을 꾸며 손을 맞잡은 이들은 장년기를 맞게 되기까지 33년간 그 손을 놓지 않고 있다.

갈무리문학회는 1986년 스무 살 순수 문학청년이었던 다섯 명(최향란, 박해미, 임호상, 김미순, 강영경)이 1986년 9월 30일 결성해서 시작했다.

1988년 1월 첫 시화전부터 박혜연, 서동인 등이 들어와 보다 열정적이고 단결된 모습으로 활동을 본격화했다.

그들의 이름 ‘갈무리’는 “좋은 글을 다듬고 차곡차곡 저장하자”는 뜻으로 문학을 삶 속으로 통합시키자는 의미를 두고 있다. 86년 11월 첫 회원 글모음집을 발간한 이후 현재 56번째를 세상에 내놓았고 동인 시집 3권이 발행되었다.

이들의 처음을 기억하는 여수 사람들이라면 진남관 앞 계단에서 열었던 시화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91년부터 5년에 걸쳐 진남관 앞 시화전을 열면서 그 젊은 시인들은 여수의 뜨거운 열정의 한 페이지를 채우기 시작했다.

여전히 갈무리문학회가 여수시민들에게 잊히지 않고 진행형임을 알리는 것 역시 시화전이다. 2002년 5월 제 6회 시화전부터는 지역 화가의 도움을 받아 ‘그림과 시의 만남’ 시화전을 거북공원에서 열게 된다. 이존립, 서정학, 이율배, 박동화, 권진용, 이민화 등과 같은 젊은 미술가와의 만남이기도 한 시화전은 지역 예술가들의 콜라보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

각각의 시 창작 활동은 매달 모이는 합평회를 통해 회원들의 작품성을 단단히 다지면서 지속의 힘을 지니고, 이후 2002년부터 시작된 중앙 문단의 중견 시인들을 초청해 여는 시창작 강의를 통해 더 성숙해지며 빛을 발하게 된다.

갈무리문학회는 문단에서 인정받는 여러 시인들을 배출함은 물론 3권의 동인 시집을 내는 등 뚜렷한 필적들을 그려나가고 있다.

현재 갈무리문학회 회원은 11명이며 신입회원 1명을 제외한 10명의 회원은 모두 시집을 1,2권씩 출판하였으며, 신춘문예 당선을 통한 등단을 비롯하여 해양문학상대상, 한려문학상, 리토피아문학상, 젊은예술가상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다.

현재 갈무리문학회 박혜연 시인은 여수문인협회 회장이고, 이생용 시인은 여수문인협회 부회장이고, 임호상 시인은 전임 여수문인협회 회장이었으며, 우동식 시인은 여수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여러 회원이 여수문단을 이끌어 가고 있다

갈무리문학회의 시들을 갈무리 한 발표집의 수 또한 점점 헤아려가기 어려울 만큼이다. 첫 회지에서부터 시작해 56호까지의 회지 발간을 통해 ‘詩’라는 문학으로 개인의 아픔과 진실을 숙성시켜 내는 것에서 나아가 “시대의 사명을 노래” 하겠다고, “시대의 화두를 붙잡고, 대중에게 공감을 얻고자”하는 동인지 발간이 이어졌다.

그 첫 번째 시도가 섬 무크 시집 <여수, 섬에 물들다>이다. 그리고 여수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두 번째 시집 <여수의 바다는 달고 푸르다>이다. 이 시집들은 여수의 섬 365개 중 유인도를 대부분 탐방한 후 내놓은 섬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갈무리문학회는 2011년부터 5년간 섬 시집을 내기로 하고, 3년 6개월 거의 한 달에 한 번 섬을 찾아서 탐방한 바 있다. 시인동네에서 출판한 ⟦여수, 섬에 물들다⟧는 “여수 역사상 최초의 섬 시집”이라며 갈무리문학회 회원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간헐적으로, 2017년과 2018년 2년간 본격적으로 실시한 남도의 주요 사찰을 기행은 또 다른 시 창작 작업으로 이어진다.

2011년도부터 견문을 넓히기 위하여 남도지역 사찰을 월1회 간격으로 이어 온 이들은 불국사, 내소사, 부석사, 송광사, 선암사, 흥국사 등 20개 지역의 사찰을 체험하고 발견하며 적용한다.

2018년 20여개의 사찰을 중심으로 한 문학기행 이후 도서출판 애지에서 세 번째 동인 시집 <그림자로도 저 많은 꽃을 피우시네> 를 최근 발표했다. 현장을 같이 한 회원들의 단합은 물론 “우리 고유 전통 문화인 사찰을 통한 철학적 사유와 견문을 넓힌 것”이라는 이들의 결과물은 평론가들에게 보내져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창립멤버이면서 3대 회장을 역임하고 최근에 다시 11대 회장을 맡은 갈무리문학회 임호상 회장은 “회원들은 주인의식이 강하고 친밀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어떤 한 방향으로 집중하여 나가는 힘이 크다”고 문학회를 소개한다.

회원들의 창작 활동에 있어 퇴고의 중요성과 숙성된 글쓰기를 중요시하며, 퇴고 전 회원들 간의 치열한 합평을 통하면서 더 좋은 시를 내놓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나아가 33년을 이어온 문학회로써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시기이다. 시 한편 한편이 이 시대를 향한 것이어야 하고,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개인의 창작 만족을 떠나 사회에 대한 시인으로서 책임감이 증대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갈무리문학회의 나아갈 바를 밝힌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문학적이고 중앙적일 수도 있기에 좀 더 지역을 노래해야 겠다”는 갈무리문학회가 지역 문단의 여러 단체들과 좋은 ‘문학연대’를 이루며 지역문인들의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현아 기자  rlagusdk8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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