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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양봉’ 윈-윈 전략을 아시나요?생산자, 유통 판로 확보…소비자, 싼 가격 직접 채밀 체험 구입 가능
임파종암, B형간염 병마 극복, 여수지역 양봉업자 권익 향상에 앞장
우리이웃 - 묘도동 양봉업자 심근섭(70)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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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소 중간지점 묘도에서 벌을 키우는 양봉업이 가당키나 할까. 대부분 먼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환경에 예민한 꿀벌들이 모두가 우려하는 그곳, 묘도에서 잘 자랄 수 있을까라는 편견이 앞선다.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오해와 진실을 찾자면 강원도 양봉업자들도 겨울철 고흥이나 여수지역에서 월동하며 꿀벌을 키워낸다. 고흥지역에 대략 80농가, 여수지역 30농가 정도 된다. 봄이 되면 개화시기에 맞춰 여수지역 양봉농가들도 이들과 함께 꽃을 따라 이동한다. 사실 한 양봉농가가 이동해 꿀을 수확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뜻한 묘도는 꿀벌들을 키우는 최적의 전초기지이다. 봄철 꽃 피는 시기면 경북 성주·경기도 파주 채밀을 거쳐 비무장지대나 강원도로 이동한다. 곧이어 광양 다압면 섬진강 인근 밤 꽃을 향해 이동한다. 묘도에서 자란 건강한 꿀벌들은 그 어느 꿀벌들보다 많은 양을 채밀한다.

묘도동 출생으로 15년째 양봉업에 종사하는 심근섭(70) 씨, 그는 2017년부터 ‘도시양봉 시스템’을 새롭게 적용했다. 꿀을 원하는 소비자를 모집해 매년 벌꿀 1말을 기준으로 선입금을 받고 수확 후 꿀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양봉업자 소비자 모든 윈-윈 전략이다.

꿀벌이 채밀한 꿀을 모으는 드럼통

단순 수확과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채밀하는 과정을 체험해 보는 판매전략을 갖췄다. 저렴한 가격에 믿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꿀이란 소식에 소비자가 호응했다. 지난해 12명으로 시작해 올해 27명이 회원가입 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부모님이 계신 묘도 고향에 2013년 완전 정착했다. 독실한 크리스챤인 그로서는 매주 묘도를 찾아 부모님을 뵙고 고향 교회를 섬겨 왔었다. 현재 고향 교회 시무장로로 봉사하고 있다. 내년이면 은퇴 장로가 되는데 고민이 많다. 젊은 일꾼을 세워야 하는데 사람이 없다.

곧이어 파란만장한 그의 간증이 시작된다. 그의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다. 젊어서 공단 일일근로자로 생활하다 30대 초반 기회를 잡아 대림산업 건설노동자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파견됐다. 우습게도 건설현장 노동 대신에 성경말씀을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 그는 싱가폴 현지에서 목사를 대신해 한국 근로자들에게 설교를 했다. 그의 나이 33세 때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인 30명 로컬반장을 맡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학력 때문에 반듯한 직장을 얻을 수 없었다. 운 좋게 친척의 소개로 35살 늦깎이 나이인 1984년 여수시 수도 수리 기능직으로 취직했다. 그로서는 천만 다행스런 일이었다. 21년을 여수시 수도과 기능직으로 근무했다.

그는 또 병마와 싸워 이긴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퇴직 5년을 앞두고 왼쪽 눈에 악성림프종 임파종암을 앓게 됐다. 면역체계인 림프계에서 발생한 암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어렵게 수술을 통해 회복했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B형 간염에 걸렸다. 그나마 가족 중 혼자 걸린 게 다행이었다. B형 간염 바이러스(HBV)가 간세포를 공격하여 간기능 상실, 간경화 또는 간암으로 발전되는 병이다. 당시 세브란스병원 통원치료 과정에서 신약 테스트 임상시험 대상자 360명에 지원했다. 2주 후 신약이 몸에 반응했고 꾸준히 복용한 결과 2015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말한다.

저온창고와 꿀 수확시기간 지난 꿀벌통이 놓여 있다.

양봉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을 묻자 단순했다. 고소동과 광무동 고지대 배수시설이 열악해 새벽에 출근해 작업할 때가 많았다. 당시 건강을 위해 미숫가루에 꿀을 타 복용했는데 그 꿀이 곡성에서 양봉하는 매제가 준 것이었다. 그래서 퇴직 후 양봉에 관심을 갖고 선친이 물려준 농사와 병행하다 수익성이 높은 양봉에 전념하게 됐다.

양봉업자의 매출은 일반적인 꿀이 주 소득원이다. 최근 2~3년 전부터 뜨기 시작한 꽃가루인 화분, 프로폴리스, 로얄제리 수확 이외에 비닐하우스 농가에 딸기, 수박, 토마토 수정을 위해 벌통을 대여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 겨울 혹한으로 아카시아 꽃눈이 일찍 시들어 버려 채밀은 흉작이었다. 올해 참외 주산지로 유명한 경북 성주에서 첫 아카시아 채밀을 했다. 양이 문제가 아니었다. 꿀벌들이 꿀이 아닌 묽은 물을 묻혀 왔다. 천안에서 그 묽은 수분 때문에 기어코 5통의 벌들이 폐사해 썩은 내가 진동했다. 그의 15년 양봉 경력에 이런 흉작은 처음이었다며 혀를 끌끌 찼다. 올해 수확량은 14드럼으로 예년의 40% 수준에 그쳤다. 대부분 농협이나 도·소매형태로 판매됐다.

한편 사단법인 양봉협회 여수지부가 지난 2002년 정식으로 인준이 났지만 여수지역 양봉 농가 현황은 그동안 열악했다. 그가 다년간 여수지부장으로 양봉업자 권익 향상 도모와 회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여수지부 소속 중앙회원이 70명에 이를 정도로 모범적인 지부로 성장시켰다.

양봉업자들의 경우 성수기 꿀을 따기 위해 야간이동을 비롯해 목숨 걸고 갖은 고생을 다하는데 어느 순간 꿀이 진위논란의 대상이 될 때 씁쓸함과 섭섭함을 감출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30년 전 2리터 3kg 꿀이 5만원 정도였는데 여전히 지금도 똑같은 가격이라며 물가상승과 양봉업자들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형편없이 낮은 가격이라며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한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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