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진남공원 롤러구장에 여수시 롤러 선수단이 워밍업에 나선다.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향한 이들의 열정과 땅방울이 롤러 구장을 뜨겁게 달군다.

허리를 굽히고 몸을 최대한 바짝 낮춘 채 열 맞춰 구장을 내달린다. 누군가 잠시 무릎에 손을 얹자 곧바로 코치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무릎에 손을 얹으면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잠시 휴식 후 본 운동이 이어진다. 자칫 바닥에 결려 넘어질 뻔한 위험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정도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계주 시합이다.

여수시 롤러 선수단의 장점은 초등학교부터 일반부 여수시청 실업팀까지 연계돼 있다. 특히 초등학교 선수부터 시청 소속 일반부 선수까지 30명이 함께 훈련에 임한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돋보인다.

여수시 롤로 선수단은 초등부 여문초등학교(6명), 부영초등학교(3명), 중등부 안산중학교(6명), 고등부 충무고등학교(7명). 일반부 여수시청(8명) 총 30명이다. 자연스럽게 기초가 부족한 초등학교 꿈나무들은 코치 지도와 선배들의 조언 속에 기본기를 차근차근 다져나가고 있다.

진남공원 롤러경기장에서 워밍업 하는 여수 롤러 선수단

이와 함께 여수시청 성낙준 감독이 2017년 여자국대표감독 선임에 이어 올해 남녀국가대표 총감독에 선임되는 쾌거를 이뤘다. 선수들 개인마다 장단점을 꿰뚫고 있어 맞춤형으로 지도하 는 성감독은 여수시에 보배로운 존재이자 선수들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부분 고등부 3학년 선수들에게 진로는 실업팀 진출과 대학 진학이다. 선수들은 전국체전에서 상위권 메달 획득과 실업팀으로 진출하기를 원하고 있다.

여수충무고 3학년인 심수정 선수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개인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 종목인 T1,000, E(제외경기)15,000 금메달을 획득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독특하게 김지아(여문초4) 선수와 김지상(안산중1) 선수는 남매지간이다. 오빠를 따라 롤러 선수가 됐다는 김지아 선수는 힘들어도 재미있다며 커서 꼭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수시 롤러 선수단은 2017년 전국체전에서 계주 금메달과 E15,000 동메달을 차지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거둬들인 실적으로 지금껏 여수시 홍보에 있어서는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여수시 선수단은 최소 1개에서 최대 4개의 금메달을 내심 노리고 있다.

대회 출전해 인라인 롤러 바퀴 한 번 교체비용이 20~22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가이다.

여수시 롤러 선수단의 발전을 위해서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진학할 수 있는 폭 넓은 선수층과 훈련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재정지원이다.

여수시 롤러 선수단 관계자는 대회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회 때마다 롤러 바퀴 하나 교체하는 데 20~22만원의 비용이 드는 고가 장비로 부담이 되고 있다. 또 한참 성장하는 선수들이라 먹는 비용뿐만 아니라 전지훈련 비용도 만만치 않아 선수들 사기 진작을 위해 각 계 각층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여수충무고 롤러팀 김철영 감독

여수충무고등학교 롤러팀 김철영 감독은 “과거와 달리 수업을 다 듣기 때문에 학생들 수업 지장 우려는 없다.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인라인 롤러는 건강하고 맑은 뇌를 유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회를 앞두고 시 및 체육회 관계자들의 격려 방문이 오히려 시합을 앞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병곤 기자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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