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면 창무마을 농부 최상진>

120여 농가가 옹기종기 자리잡은 여수 화양리 창무마을 들판은 다 자란 돌산갓 수확이 한창이다.

밭에는 마을 아낙네들이 다 나와 배추갓을 뽑고 남정네들은 여수 돌산갓 상표가 선명한 박스에 담느라 분주하다.  뙤약볕에 검게 그을린 채 땀을 흘리고 있는 최상진(61) 씨를 농로 옆 쉼터 정자에서 만났다.

최씨는 “군 제대 후 농부였던 아버지 가업을 이어 어느덧 35년 경력의 농부가 됐다” 며 “새내기 농부 시절 수박, 고구마, 맥주보리를 재배하며 노름과 빚에 허덕여 빈촌이었던 마을 주민들이 부자가 되는 걸 꿈 꿨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수박을 심고 접목기술을 전파에 주력했다 

최씨는 “지난 1994년 마을 이장 재임 시절, 농어촌진흥공사가 실시한 농촌사업을 유치해   마을 농경지 일대에 암반수 관정 8곳, 폭이 3~4m에 이르는 농로를 개설해 창무마을이 부자마을로 탈바꿈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얘기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에 암반수 관정 덕을 톡톡히 봤고 가뭄과 더위로 다른 지역의 갓 작황이 줄 때 창무마을 주민은 갓 출하로 높은 소득원을 올렸다“며 최씨는 흐믓해 했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마을 부농을 고민하며 어떤 작목이 좋을까 전국 각지를 돌며 시장 조사를 했다는 최씨는 “당시 소비자 인기나 시세 좋은 보성 득량 갓을 들여왔지만 재배나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자 매일 밤잠을 설쳐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삼려통합 당시 여수에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재배되는 갓 명칭을 통합하자고 시를 끈질기게 설득해 주승용 전 시장 재임시절에 ‘여수 돌산갓’ 이란 통일된 브랜드를 이끌어 내는데 일조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지난 2006년 ‘돌산갓 연구회’를 출범시켜 2대 이후 내리 10년째 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여수 돌산갓’의 전국 브랜드화에 기여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25살 농사꾼 시절부터 남을 돕는 일에 익숙한 최씨는 “주변에 봉사를 하면 할수록 보람되고 재밌다”며 “수입의 일정부분을 재야단체에 기부도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최씨는 “관절염 수술로 고생하는 아내 때문에 올해는 재배 면적을 줄였지만 내년에는 19,800㎡(6천평) 정도 돌산갓과 수박 재배를 계획하고 있다”며 “노령화로 인해 마을 일손이 부족한 게 아쉽지만 꿈과 애정이 깃든 창무마을에서 도움주고 사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병 곤 기자  

김병곤  bibongsan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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