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 길고양이 개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들의 민원과 불만이 늘어가는 가운데 길고양이 개체 조절을 위해 중성화 'TNR(Trap-Neuter-Return·포획-중성화-방사)사업' 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버려지는 유기 고양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2012년 115만마리(추정치)에서 2015년 189만마리(추정치)로 약 63.7% 증가했으며 연도별 유기 고양이 수는 2013년 3만4천마리, 2014년 2만966마리, 2015년 2만1천마리로 매년 2만~3만 마리가 버려진다.

농림부 발표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들어간 고양이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각지대'의 길 고양이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100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여수시도 예외는 아니다. 여수시 관계자에 따르면 여수시 길고양이의 개체 수 현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수 만 마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다.

여수시의 길고양이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의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에 고양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발정기에 고양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설칠 때가 많고,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져 주변이 더러워지기 일쑤다” 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대부분 고양이의 음식물쓰레기봉투 훼손과 그로 인한 악취, 발정기나 영역 다툼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개인적 혐오 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
특히 섬이 많은 여수 지역에서는 길고양이들이 생선을 훼손시키고 가져가는 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는 어민들도 많다.

현재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지자체들은 예산을 투입하여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길고양이를 포획한 후 중성화수술을 하고 왼쪽 귀 끝을 잘라 중성화 수술을 받은 고양이임을 표시한 뒤 회복기간이 끝나면 다시 길고양이가 살던 곳에 방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TNR이 주는 장점은 일정한 개체수가 유지되고, 발정기에 나타나는 소음이 사라지며,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시의 비용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만약 TNR을 진행하지 않고 늘어나는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줄이려면 고양이들을 포획해 살처분하는 방법을 택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비인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개체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여수시에선 예산상의 어려움을 들어 TNR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암컷고양이 한마리당 25-28만원, 수컷고양이 한마리당 15-18만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포획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예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양이의 습성상 포획하는 것도 쉽지 않고 수술에 따른 부작용도 생각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 시민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양이를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지만 고양이도 도시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고양이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TNR사업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 관계자는 “당장 TNR사업을 운영하기엔 예산상의 문제가 크고 현재 시에서 운영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도 2명의 인력이 관리·운영하고있는 가운데 인력도 부족한상황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각 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TNR사업의 현황을 파악하면서 검토 중에 있다” 고 밝혔다.
덧붙여 “TNR사업을 진행한다면 시의 지원뿐 만 아니라 수의사협회의 재능기부, 동물보호협회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고 전했다.

박효원  fishfish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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