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태풍 차바 때  여수 오동도 방파제에 태풍의 영향으로 좌초된 여객선 선원을 구조하던 중 선원과 여수해경 122구조대원이 해상으로 추락했지만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이날 오전 8시24분께 여객선 미남크루즈호(1321톤, 승선원 6명)가 여수 엑스포신항 부두에 닻을 놓고 태풍 피항 대기 중에 강한 돌풍으로 밀리며 오동도 방파제로 좌초됐다.
태풍 피해에 대비해 비상근무 중이던 여수해경 122 해양구조대 신승용(44) 대장과 대원 6명은 곧장 강풍과 파도에도 불구하고 가로등과 안내용 줄에 의지해 여객선에 도착하자 배 안에는 6명의 승무원이 대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대장과 구조대원들은 승무원 6명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이들 6명을 앞뒤로 끼고 육지로 이동하다 그들을 덮친 거대한 너울성 파도에 승무원 2명과 이들을 붙잡으려던 해경 122구조대원(경사 박정채, 경사 박창용, 경장 김명동, 경장 이세종) 4명이 바다에 추락했다.
그 와중에서도 바다에 빠진 해경구조대원들은 승무원을 붙잡고 승무원들이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버텼다.
신승용 대장 등은 신속히 남은 선원 4명을 육지로 부축해 옮긴 다음 신 대장 등 3명은 육상에서 20여분간 사투 끝에 이들 승무원 2명과 해경대원 4명은 무사히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박창용 경사는 발목이 부러지는 등 중상을 입고도 시민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물에서 나온 뒤에야 왼쪽 발목이 부러진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
함께 출동한 해경 대원 6명이 모두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부상을 입은 신 대장은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병원에 입원중인 신승용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구조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파도에 덮여서 대원들이 쓸려갔을 때 죽겠구나 싶었다. 18년 동안 구조대에서 근무했지만 그런 파도는 처음이었다”
“하지만 해경 122구조대는 수중수색 등 모든 구조 상황에 대비해 철저한 훈련을 거쳐 완성된 정예 조직이기 때문에 대원들을 믿었다.구조대원들의 헌신으로 큰 인명피해 없이 사고를 마무리해 다행이다”

- 근무할 때 애로사항이 있다면
“사건이 생기면 바로 출동해야하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있어서 피곤할 때가 많다.
2012년부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인천 1군데만 3교대고 나머지는 2교대이다. 구조대 인원이 많이 부족하다. 여수해경122구조대만 해도 11명의 적은인원으로 해상오염, 해상치안, 재난 방재까지 모두 맡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피로가 누적되어 힘들다.
소방은 긴급상황시 2-3분내에 출동이 가능한 인원과 구조가 갖추어져있지만, 해경은 그렇지 않다. 
여수해양구조대가 녹동 , 광양. 고흥, 여수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고흥까지 가는 경우엔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
만약 이번에 피항한 크루즈선이 고흥에 있었다면, 신속하게 구조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는 빠른 출동이 필요한데 인원이 확충되지 않아서 초기대응과 신속대응이 힘들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은 인력과 장비의 확충 등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구조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 앞으로의 희망사항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여수해양구조대가 녹동,광양,고흥까지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해역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긴급 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소방처럼 각 지자체마다 구조대가 필요하다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인력과 장비의 확충이 필요하다.
또한 해경 122구조대에 대한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절실하다.
이번사건에도 당연히 소방관이 구한 줄 알더라, 우리 구조대는 잘해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먹는 상황이다.
소방에 대한 응원만큼 우리도 국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응원이 우리 구조대의 힘과 원동력이 된다”

구조 중 부상을 입어 입원 한 122구조대 대원들 (왼쪽부터 박창용 경사, 신승용 대장, 박정채 경사)

여수122구조대 대원들

박효원  fishfish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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