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2021년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해 ‘신해양친환경수도 전남’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발표 후 지역민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전남도의 ‘신해양친환경수도’ 조성 제안의 추진 상황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남도가 경제수도로 간주되는 서울시와 행정수도로 지목하는 세종시에 이어 대한민국 제3의 수도로 '신해양친환경수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10월 14일.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시에서 개최된 ‘균형발전 성과와 초광역 협력 지원전략 보고' 행사를 통해 전남도가 제안한 것.

이 자리에서 전남도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으로 여수시와 남해군을 중심으로 '신해양친환경수도'를 조성하겠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전남도는 이를 위해 해양환경부처와 공공기관 이전, 해양·환경 관련 국제기구 유치 제안, UN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의 성공적 개최 등을 세부 내용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사실이 발표되자 거명된 여수시와 남해군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제시된 사업 내용이 초광역 협력을 통한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소멸 대처, 여수세계박람회 주제 가치를 이어가는 박람회장 사후활용 기여 등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9일 경남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여수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남해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광양만권 민관산학협의회·자치분권 전국연대가 신해양기후환경수도 완성 추진을 위한 초광역 단체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 무렵 양 지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은 각 지역별로 두 차례 토론회를 개최해 미래 비전으로 삼아가고자 시도했으며 전남도 고위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 제안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토론회 등을 통해 수차례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김영록 도지사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후 전남도는 관련 용역에 돌입해 기본구상 용역 보고회를 지난 5월 12일 개최했으며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기본구상 용역 보고회에 따르면 명칭이 ‘신해양 문화관광 친환경 수도’로 수정됐으며 해양 중심 미래산업 생태계와 글로벌 문화관광 복합지대, 탄소중립시대 친환경 선도지대 등을 전략과제로 삼았다.

또 기존 제안보다 계획이 확대돼 신해양 문화관광 친환경 수도를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로 연계 확대한다는 방침도 소개했다.

신해양·문화관광·친환경 수도 기본구상에는 전남의 강점에 바탕을 둔 ▲해양중심 미래산업 생태계 ▲글로벌 문화관광 복합지대 ▲탄소중립시대 친환경 선도지대 등 전략과제가 담겼다.

신해양·문화관광·친환경 수도를 남해안남부권 메가시티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국가우주산업벨트 ▲해상크루즈 및 에어크루즈 ▲남해안권 국제행사 성공개최 협력 ▲해양쓰레기·어장 공동협력 체계 구축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 등 남해안권 협력사업을 제시했다.

또한 새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으로 제시된 ‘기회발전특구(ODZ)’ 영호남 연계 선도사업 추진, 남해안남부권 광역교통망 구축, 환경․문화관광․국방 분야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연관산업 육성 등 필요성을 제안했다.

전남도는 이번 기본구상 용역에 이어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해 신해양․문화관광․친환경 수도 건설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제는 당장 외연적으로 보기에 기존 제안됐던 해양환경부처와 공공기관 이전, 해양·환경 관련 국제기구 유치 제안 등이 사라진데다 지역도 기존 여수시 남해군 중심에서 전남지역으로 더 확대된 밑그림이라 전남도의 별도 세부설명이 있기까지 해당 지역민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공개되는 내용에 따라 허탈감과 좌절감으로 크게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최초 전남도의 제안 발표이후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여수시가 이후로도 사안의 진행 상황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뒤 따를 것으로 예상돼 여수시에 대한 원성도 높아질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이에 따라 전남도 계획에 대한 여수시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계획의 현실화를 위해 중요하게 요구되는 민간영역의 동참과 협치활동을 담보하는 동력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시민 이 모씨(55)는 “박람회장 사후활용 문제가 십 수년째 지지부진하고 COP 유치마저 계속되는 양보로 현실화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남도가 발표한 신해양친환경수도 조성 제안 내용은 그나마 기대했던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반겼던 것이 사실이다.” 면서 “최근 해양수산박물관 유치 무산과 지나친 특정지역 집중 지원 정서에 따른 소외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처음 제안한 세부내용 마저 사라진다면 전남도를 바라보는 지역 여론이 나빠질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심경택 기자  shimkt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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